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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라디오]행복테라피의 아름다운 사연 - 이정순, 박영호 (2012.04.06)

경찰사목위원회 | 2012-04-06 | 조회 1555


 

1. 첫 번째 사연 : <대원들의 순진한 웃음과 함께한 교리>

 

오늘의 마지막 교리는 중대의 본부 소대입니다. 밤 8시 40분에 시작한 점호가 9시 20분이 되어도 끝나지를 않습니다.

중대장실에서 부중대장과 대화를 나누며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은지 부중대장님이 점호중인 소대에 가서 "천주교 선교사님 기다리시는데 점호 그만 끝내시지~~"하십니다. 기다리는 것은 괜찮다며 말려도 보았지만 기어이 소대장님께 한 마디 하신 것 입니다.

점호를 끝내고 나오는 대원들을 보니 40분을 넘는 시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리를 절면서 나옵니다.

점호를 하신 소대장님은 전경 반장 때부터 잘 알고 지냈으므로 크게 무안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선교사의 뜻이 아니었다고 미안한 마음의 인사를 전하니 오히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고 하십니다.

이런 일이 있고 다음 교리 날이 되었습니다. 교리를 하면서 오랜만에 소대장님 간식까지 책상에 챙겨 드렸는데 간식 고맙게 먹었다고, 잊지 않고 인사를 하십니다.

점호가 길어 다리를 절며 다니던 본부 대원들은 선생님 덕분에 그나마 점호가 빨리 끝났다고 모두 앉아서 순진한 웃음을 짓습니다.

본부 소대에서는 지난번 중대장님이 함께 교리를 듣고 끝기도를 해 주셨는데

오늘은 부 중대장님이 함께 교리를 듣고 끝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두 분 다 종교가 없으신데 호감도가 높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2. 두 번째 사연 : <하느님과의 호흡의 일치>

 

어제가 경칩. 봄비가 계속 내리더니 쌀쌀해졌습니다. 이날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연인들의 날”이라 해서 은행 열매를 주고받으며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보다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인 “연인들의 날”이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유치인들은 모두 9명이 누워있습니다. 어떤 잘못이든 잘못을 저지른 그들은 이곳 유치장으로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끌고 들어오면서 시간이 멎어버렸습니다. 사건에 대한 조사와 현장검증 등 모든 조사가 끝나고 훈방되거나 또는 구속 송치되어야 비로소 현재의 시계가 작동하기 때문에 철창을 경계로 격리되어있는 유치장 안은 과거에 매어있고 우리가 서있는 이곳은 현세의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지 않는 그들만의 공간에 저희는 모든 것을 주님께 의지한 채 그들에게 다가가 천주교경찰사목위원회에서 왔음을 알리면서 그들과 대화의 문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그들은 얼떨떨한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잠에서 깨어 억지로 그들의 시계를 현세의 시계에 맞춥니다. 이제 저희가 서있는 곳이 무대가 되고 그들이 있는 곳이 관중석이 되었습니다.

유치인들에게 부드러운 음악을 들려주고 먹고 마실 것을 주면서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그렇게 그들을 무대로 더욱 가깝게 끌어들입니다. 이어서 모니카 선생님이 손가락 지압방법을 그들에게 가르쳐주면서 따라 하라고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도 잘 듣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유치인들의 표정은 많이 밝아졌습니다. 얼굴에 웃음이 번집니다. 박수도 치면서 호흡의 일치를 이뤘으니 오늘도 주님께서 도와주심에 감사드릴 수밖에요.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며’를 나눠준 후 같이 합송을 하고 건강하시고 식사 잘 하고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도한다고 하면서 작별 인사를 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