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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신문]<2015.02.08-평화신문> 나의 묵주이야기-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선포에 동참하다(이정순데레사)

경찰사목위원회 | 2015-02-06 | 조회 1319

[나의 묵주이야기] 111.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선포에 동참하다
이정순 데레사(서울대교구 세검정본당)

 

본당 신부님이 교우들에게 선교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묵주기도를 하자고 하셨다. 방법은 구역ㆍ단체별로 모여 성모상 앞에서 묵주 고리 기도를 하고 묵주기도가 끝나면 “나는 선교할 수 있다”를 외치는 것이었다.

선교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다른 이들의 얘기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에게 선교한다는 것은 용기도 안 나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모여서 오른손을 치켜세우며 큰 소리로 “나는 선교할 수 있다!”를 반복해서 외치니 그 선교 구호가 나의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묵시 3,16)는 성경 구절과 함께 말이다.

미지근한 나의 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당시 나는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며 뜨개질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보내는 일상에 만족하고 있었다. 마음 저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미지근한 나의 신앙생활에 대한 꾸지람, 주님께서 나를 뱉어 버리시면 어쩌나? 성경 말씀이 자꾸 되뇌어지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빛의 신비 3단을 구역 식구들과 함께 바치는데,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이 마음에 자꾸 와 닿았다. 그러나 무엇을 해야 할지는 엄두도 나지 않았다.

우연히 주보에서 경찰사목위원회가 선교사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별생각 없이 전화하게 되었고 교육을 받게 되었다. 경찰사목은 서울에 있는 경찰서나 기동대에 파견되어 유치장, 전ㆍ의경과 현직 경찰을 상대로 선교하는 단체다. 선교사가 많이 부족한 곳이라 교육이 끝남과 동시에 현장 참관을 다니는데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심란해졌다. 경찰을 직접 대해 본 적도 없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선교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두려웠다. 그 두려움은 병이 될 정도로 나를 압박했다.

두려움을 잊고자 100일 묵주기도를 시작했다. 그래도 두려운 마음은 가시질 않아 본당 수녀님과 면담을 했다. “수녀님 제가 막상 선교 활동을 하려니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요.” 수녀님께서 위로하시며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용기를 주셨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90일 가까이하고 있을 무렵, 성체조배 중 무엇인가 갑자기 가슴 한복판을 찌르면서 온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는 마음이 차츰 가라앉으면서 홀가분해져 갔다.

일주일쯤 후에 경찰사목위원장 신부님에게서 연락이 오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경비부대에 파견되었다. 첫 교리를 마치고 묵주기도를 하는데, 갑자기 울면서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손을 높게 쳐들고 큰 소리로 “주님, 부족한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를 거듭거듭 외치는 것이 아닌가! 감정을 추스르며 어찌 된 일인지 곰곰이 생각하니 성모님께서 주님께 감사하는 마무리까지 해주신 것 같았다.

우리 대원들은 군 복무 대신 시위 진압과 치안을 담당하는 의경이다. 추위와 더위를 비롯한 많은 어려움에 노출되어 힘들게 근무하기 때문에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과 격려를 하며 보살피고 있다. 10년이 넘는 선교 활동을 하면서 성모님의 돌보심을 얼마나 많이 느끼는지 모른다. 힘들고 어려울 때 성모님께 의지하면 용기가 생길 뿐 아니라 신기하게도 선교에 수월함을 느낀다.

성모님, 제게 용기를 주시고, 파견해서 얻은 우리 대원들이에요. 너무 너무 예쁘지요~!

출처 :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553655&path=20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