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2013.02.24-평화신문> 13년간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 초석 닦은 초대 위원장 강혁준 신부
경찰사목위원회 | 2013-02-25 | 조회 1401
13년간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 초석 닦은 초대 위원장 강혁준 신부
"13년간 선교사 여러분과 함께 항상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하느님 도우심과 축복 속에 감사와 기쁨을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2000년부터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를 이끌어온 초대 위원장 강혁준 신부가 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탈리다쿰센터에서 위원장으로서 마지막 미사를 주례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미사에 참례한 위원회 소속 선교사 80여 명은 오랫동안 함께해온 사제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강 신부는 교구 인사에 따라 중견사제연수를 받는다.
강 신부는 미사에서 "주님 부르심에 따라 새 소명을 얻고 떠나게 됐다"며 "그간 함께한 직원과 선교사 한 분 한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사목은 교회의 각종 특수사목 중에서 가장 힘든 분야로 꼽힌다.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경찰과 전ㆍ의경 대원들의 업무를 이해해야 할뿐더러 각종 사고와 범죄 현장에 노출된 그들의 심신 안정과 복음화를 동시에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각지에 있는 경찰서 직원은 물론 유치장에 갇힌 유치인을 위한 사목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구는 물론 정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등 다각적 활동이 요구된다.
사목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분야에서 강 신부는 부임 이듬해인 2001년 서울지방경찰청에 경찰사목의 거점이 된 '성미카엘성당'을 마련하고, 서울 각 경찰서에 경신실을 설치하는 데 주력했다. 강 신부는 경신실을 마련하기 위해 경찰서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경찰 신자를 모으고, 선교사들과 함께 협조를 요청했다. 그 결과 위원회 출범 8년 만인 2008년에는 서울 31개 모든 경찰서에 경신실을 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경찰 직원과 전ㆍ의경을 대상으로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꾸준히 시행해 매년 2~3차례 세례식을 거행하고, 지금까지 약 5000명에 달하는 경찰 직원과 전ㆍ의경을 주님 자녀로 만들었다.
강 신부는 또한 2006년 경찰사목의 손과 발 역할을 해줄 자원봉사자 양성기관인 탈리다쿰센터를 설립했다. 각 경신실과 유치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선교사들은 이곳에서 실무교육과 다양한 문화강좌 등을 수강하며 복음화 역군으로 길러진다.
더불어 강 신부는 밤낮 사건 현장 파견과 고된 훈련으로 고생하는 전ㆍ의경을 위한 심신훈련 프로그램인 해피아트테라피를 창안해 전ㆍ의경 행복 증진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시켰다.
강 신부는 "경찰 복음화를 위해 오로지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며 "뜻대로 되는 것보다 안 되는 일이 많아 아파하고 고민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모든 것은 주님 은총 덕분에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사들에게 "타 종교의 보이지 않는 시샘과 방해로 봉사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이만큼 성장한 만큼 이제는 우리 신앙을 더욱 견고히 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년간 부위원장을 지내다 이번에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대수 신부는 "지금까지 다져진 기반을 토대로 천주교 경찰사목이 사회 전체 복음화와 주님 사랑 실천에 이바지하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