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남대문서-김광시,종암서-한승희(10. 12. 17)
경찰사목위원회 | 2010-12-22 | 조회 1482
1. 첫 번째 사연 : <대림초에 불이 켜지면...>
오전에 서울청에서 세례식과 미사와 점심 식사가 끝나고
세례 받은 대원들을 태우고, 경찰서로 왔습니다.
새롭게 주님의 자녀가 된 대원들을 바라보니..한결 마음이 든든합니다.
그런데...경신실 바닥이 아직도 맨바닥이라 냉기가 올라옵니다.
경리계로 올라가서 계장님께 당부 당부를 하니 당신도 미안한지..
다음 주 화요일까지는 꼭 바닥처리를 해주겠다합니다.
집에서 가져간 카펫과 대원들의 폐 이불을 깔고 옹기종기 모여 교리를 합니다.
다락방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
대림초에 불도 켜고...... 대림초와 대림환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대원들의 눈빛이 촛불보다 더 초롱초롱합니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초롱초롱한 설렘이 아닐까 싶네요.
대림환을 경신실 문짝에다 걸어 놨더니 접착이 약한지 그냥 떨어집니다.
...예수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준비는
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것도 아주 중요하므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대림시기에
신자든 아니든 한 번 자신을 돌아보기로 약속 하며 마무리합니다.
2. 두 번째 사연 : <아기를 바라보며...마음은..아파오며...>
오늘은 유치장 활동 후 처음으로 유치장에서 아기를 보았습니다.
유치인이 여성으로 18개월 미만의 아기가 있을 경우... 맡길 곳이 없으면
엄마와 같이 유치장에 머물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한 번도 그런 경우를 접 할 수가 없었는데.......
오늘 여자 유치인 중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서른 후반의 여자 유치인이
아기의 엄마인 모양입니다.
아기를 맡길 만한 곳이 없었는지 ....
죄 없는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네요.
이곳이 어딘 줄도 모르고 발발 기어 다니며,
방긋 방긋 웃는 8 개월 됐다는 아기가
같이 있는 여자유치인들의 어르는 소리에 까르륵 하고 웃네요.
천진난만한 아기의 웃음소리는 우리들을 미소 짖게 합니다.
같이 있는 유치인들도 잠시 시름을 잊고 마치 소풍이라도 나온 듯
손뼉 치며 좋아하는 모습이 보통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그대로 입니다.
다만 유치장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커다란 기저귀 보따리가
제 마음을 쨘~하게 하네요.
가지고간 과자를 아기 손에 들려주니 아가가 함박웃음을 선사합니다.
제 본분도 있고 ...아기를 어르다가 ...얼른 마음을 가다듬고
오늘 생각 했던 이야기는 접고 <희 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 아기는 엄마의 희망이요 ! 삶의 전부가 아니겠느냐? ...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
대충 그런 내용의 이야길 하니 모두 공감 해 주네요.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아기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줘 미안하다고 하면서
아기를 봐서라도 다시 열심히 살겠노라고 하네요.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스스로가 말하기 전엔 묻지 않는 것이 좋기에..
이곳엔 온 사정은 묻지 않기로 합니다.
어여쁜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싸늘한 철창신세를 져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죄 없는 죄인이 되어 자유를 잃은 아기 천사의 모습이 너무 가슴을
아프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