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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라디오]박지현(요셉피나)선생님-here in now

경찰사목위원회 | 2010-12-20 | 조회 1586

박지현선생님-
 
 

1. 오늘 함께 나눌 이야기의 주제는, here in now..

박지현 선생님은 오늘.. 행복하신가요?..

-네, 아주 행복합니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를 해주셔서

행복하구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자존감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좋은 나눔의 자리가 될 것 같은 기대감도...

2. 오늘 이 순간, 나는 과연 행복한가.. 를 주제로 정하신 이유는요?..

-워낙 예민하고 감성적인 편이라 사소한 것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근심 걱정도 많이 하게 되고,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은 편이고..

그러다보니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들까지 앞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됐지요.

-하루를 돌아보는 묵상 시간 마다, 오늘도 쓸데없는 걱정을 참 많이 했구나..

몸이 조금만 안 좋아도 무슨 큰 병은 아닌가.. 지레 두려워하고..

그러느라 오늘 누렸어야 할 좋은 것들을 많이 놓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더 이상은 <오늘의 행복> 놓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3. 저도 가끔은 내가 너무 바쁘게 사는 게 아닌가..

앞만 보고 달려가는 건 아닌가.. 그래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가.. 반성이 되긴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실천하기는 참 쉽지가 않던데요..

-네, 맞아요. 저도 매일 기도하고 성찰을 하면서도 선뜻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런데, 얼마 전, 갑상선에 종양이 좀 커져서 조직검사를..

그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더군요. 검사를 받는 내내,

참 당혹스러웠는데,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거에요.

아무도 없는 사막에 저 혼자만 덩그러니 고립되어 있는 기분?..

제가 그토록 기도하며 사랑하려고 노력했던 남편도, 아이들도,

부모 형제도, 지인들도... 철저히 혼자라는 느낌.. 그러면서 하느님 도와주세요.

어디 계신 거에요?.. 그 순간만큼은 오로지, 하느님과 나, 예수님과 나..

성모님과 나.. 나 자신으로서 확신이 없는 거에요. 하느님 앞에 나..

간호사가 이름이 뭐죠?.. 하느님께서 물으시는 것 같더군요. 박지현..

아내로서, 엄마로서, 자식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여러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정작 나 자신으로서는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은 거죠.

만약 예수님께서 <네가 박지현으로 살아오면서 하루라도 행복한 적이 있었니?..>

라고 물으신다면 자신 있게 답변드릴 수 있을까..

그 순간 문득, 아..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 바로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리라..

나 자신에게 충실하며 주어진 오늘을 기쁘게 누리며 살아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4. 아.. 그런 획기적인 계기가 있으셨군요.

주어진 오늘을 기쁘게 누리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뭘까요?..

-네, 먼저 제가 한일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주어진 모든 일상에 감사하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감사 목록을 작성해서 컴퓨터에 저장해두었지요.

5. 뭐가 제일 감사하게 와 닿던가요!!..

-한 20여가지 정도만 골라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목록을 작성하다보니,

금방 70여가지가 되더라. (감사 목록 별도 준비)

가장 큰 감사함은,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사실!!!

그 살아있음의 행복이 오늘의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6. 표현예술상담사로 유치인들을 만나고 계신데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다.. 라는 말씀을 자주 들려주신다면서요?..

-표현예술상담 과정을 공부하고, 유치인들을 만나면서 얻은 게 있다면,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의 마음..

-유치인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으니, 용기를 내세요

여러분들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생명이시니, 그 생명 하나만

잘 보살피시면 언제든 기회는 다시 옵니다. 실패하면 어떻습니까.

잠시 돌아가면 되지요. 앞이 뻥 뚫려서 초고속으로 달리는 고속버스는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더 악화될 수 있거나, 더 손해를 보거나, 아니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일들을

막아주시려고 잠시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니,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돌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을 쉬어주는 시간이라고 여겨 보세요..

그 자리에 살아계시기만 하면 언제든 좋은 기회는 옵니다.

7. 그런 격려 말씀을 들으면 우리 유치인들 기운이 나시겠네요.

-(사례 소개)언젠가 어느 젊은 형제님이 초췌한 모습으로...

어디 편찮으세요?.. 안색이 좋질 않네요. 했더니, 제 눈을 힘겹게 바라보시면서

죽고 싶어요!!!.. 눈을 맞춰드리면서 <그런 마음 드실 수 있어요. 저도 너무

절망스러울 때 그런 생각 했었어요> 그랬더니, 죽고 싶은데, 죽을 용기가 없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제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울컥...

<형제님, 죽을 용기가 없는 게 아니라, 살고 싶으신 거에요>

했더니, 갑자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시면서 꺽꺽.. 흐느끼시는 거에요.

너무 복받쳤는지 가슴을 주먹으로 막 치시면서...

급기야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통곡을... 마음으로 기도해드리며 울음이

멎을 때까지 기다려드렸더니, <저는 있으나 마나 한 자식입니다>

형제님.. 세상에 있으나마나한 자식은 없습니다. 속이 상하셔서 그런 감정

표현을 하실 수는 있지요. 만일 형제님 말씀대로 죽기라도 하셨다면,

어머니께서 <있으나마나한 자식, 잘됐다. 그러실까요?> 했더니.. 아뇨..

<저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알고 보니 천주교 신자..

-형제님은 지금, 아주 힘겨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계신 것만으로

어머님께 큰 효도를 하고 계신 거라고.. 감사하다고..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기도해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8. 그럴 때 보람을 많이 느끼시죠?..

-정말 큰 보람을 느끼게 되구요, 바로 오늘 이 순간, 내 자신이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 있어서 절망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안겨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큰 감사함으로...

-그분들게 전하는 격려의 말들은 바로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될 때 제가 쓴 보고서를

읽으면 큰 힘이 되더군요.

9. 오늘 이 순간, 나는 과연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라는 주제로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우리가 오늘 이 순간의 행복을 잘 놓치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제 경우를 돌아보니까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하게 되는 이유는,

1)생활이 너무 분주하거나 해야 될 일이 많다고 생각될 때, 자칫 오늘 해야할

중요한 일을 놓치게 되는 것 같더라..

(예/ 방송작가라는 직업인으로 살다보니, 한번 프로그램을 맡게 되면

회의도 해야 하고, 섭외도 해야 하고, 대본도 써야하고, 녹화도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소소한 작은 것들, 수험생 딸 아이의 끼니를 잘 못챙겨준다거나,

세금을 못내서 연체료가 부과되기도 하고,

심지어 자동차 기름을 넣지 않아 도로에서 서기도 하고..

그런데 그 작은 것들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거든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이런 식으로 많은 것을 잃고 살았구나.. )

2)지금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것!!!..

(예/ 안쏘니 드맬로 신부님 책에서 봤던가요?.. 우리 모두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밥을 먹으면서도 이미 어딘가를 향해 걷고 있고,

걸으면서도 다음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느라 집중하지 못하는..

저는 묵상 시간에 그런 걸 많이 느끼는데요,

현재 하느님과 대면하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나 상처를 떠올린다거나,

일어나지도 않은 앞날 걱정을 하느라고 허비하는 시간도 꽤 되더라..)

-(사례 : 며칠 전, 시래기 나물을 맛있게 볶아 먹어야지..

가스불에 올려놓고 그 기다리는 시간에 원고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물이 쫄아서 조금 탔더라구요..

늘 여러 일을 빨리빨리 하는 게 습관이 돼서...)

-요사이는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차를 마시는 나 자신을 의식하고 즐기면서

행복하게 집중하려고 노력 중...

3)오늘을 즐기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들...

-늘 뭔가를 해야 될 것 같은 강박관념. 다 잘해야 한다는 완벽주의.

자신이 가진 좋은 것은 보지 않고, 남이 가진 것만 부러워하는 마음.

작고 소소한 일상을 소홀히 하는 마음 등...

10. 주어진 오늘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쁘게 누릴 수 있는 선생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제가 요사이 노력하고 있는 것들인데요, 구체적으로 실행하기위해 목록을

작성해봤습니다.

1)우선, 꼭 해야 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라./ 나 자신 사랑하고 돌보기(난 소중하다)

(건강돌보기, 오랫동안 묵어있는 상처들과 화해하기, 기쁨의 에너지 충전 등

자신에게 선물하기) / 몸의 소리와 마음의 소리에 민감해져라...

2)할 수 없는 것들도 있음을 인정하라..

(자신을 너무 큰 존재로 여기지 마라.. 한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

3)자신을 자비롭게 대하라... (남이 우리를 단죄하기보다, 우리가 스스로를 단죄하며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넌 지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니 실수는 당연한 거고, 완벽하지 않아도 돼...자기 보상)

4)매일 자신을 만나라 (기도와 묵상 등..마더데레사 영성)

5)하루 한번씩 베풀어라.(자선, 나눔, 친절, 미소 등)

6)그 어떤 것도 억압하지 말고, 욕구에 충실하라.. (욕구의 죄성화, 죄책감 등)

7)글로 써두어라 (기록, 일기 등.. 생생하게 꿈꾸는 것 이상으로 목표 달성 효과)

8)크게 웃어라.. 괜히 웃어라.. 힘들어도 의지적으로 웃어라..

9)매순간 감사하라...

11. 이러한 노력들이 삶의 자리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꾸준한 훈련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 과정 속에서 달라진 게 있다면?..

-몸과 마음이 많이 건강해졌다는 것..

겪어보니까, 오늘에 감사하며 주어진 일에 충분한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제일 중요하더라...

오늘 이 자리를 최대한 즐기기 위해, 어제 하루종일 누워서 몸을 쉬어주고,

마음을 맑게 하는 묵상을 많이 했더니, 컨디션이 좋더군요.

(내 안에서 좋은 에너지가 감돌고 충전됐을 때, 타인에게도 좋은 기운이...)

-뭔가 큰 것을 이루거나 큰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작은 일, 작은 것들 안에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지혜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주어진 모든 것들이 은총이고 감사임을 새록새록...

12. 지금 같은 마음으로 살다보면, 언젠가 하느님을 뵈러 갈 때,

당당하게 행복했노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지요?..

-네 그럼요. 하느님께서 <너 자신으로 행복하게 잘 살다 왔니?.. >라고 물으시면

당당하게 네, 제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그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며,

잘 살다 왔습니다.. 라고 해야 하는데..ㅋㅋㅋ

주님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시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