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은평서-전애자, 종암서-김점덕(10. 3. 19)
경찰사목위원회 | 2010-03-22 | 조회 1656
⑴ 첫 번째 사연 : <어느 봄날의 특별한 만남> 전애자 데레사
월례미사가 있는 날-
경찰서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는데..
마침 올라타던 대원 한 명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겁니다.
처음엔 그냥 은평서 대원이겠거니, 싶어서 웃어줬는데..
이름표에서 ‘고민수’라는 이름 석 자를 발견하는 순간,
‘아 구파발 검문소에 있는 신학생~’ 하고
바로 기억 한 토막을 떠올렸습니다.
지난 성탄절에 선물 전달하러 갔을 때..
엄마가 면회 온 줄 알고 좋아서 뛰어오던 천진한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신학생 대원..그 천진함은 여전하더군요.
딱 한 번 만났는데..한눈에 알아보고 인사하는 게
역시 사제의 재목은 다르구나, 생각이 들었는데요..
11시에 있는 개신교 종교시간에 다녀오라고 해서
간다고 하길래..12시 미사에도 함께 하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얼른 행정반에 들러서
점심 식사 후 대원들을 부탁하고는 계속 기다렸는데..
아쉽게도 개신교 종교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연신내 성당에서 오신 강요셉 신부님께서..
제가 미리 건넨 말을 기억하셨다가 나중에 신학생 대원에게
이것저것 물으시면서 각별히 신경을 써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훗날 사제 돼서 만나자는 말씀도 하셨다고 하는데요..
정말 꼭 그렇게 되길..그래서 오늘의 이 특별한 만남을
두 분의 사제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⑵ 두 번째 사연 : <운수 좋은 날> 김점덕 아네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오후에
유치장으로 활동을 나갔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했지만..이상하게 조금씩 삐걱거려서..
가슴 한쪽에 살짝 불안한 마음을 안고 나간 활동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유치장에 마련돼 있는 CD 카세트가
작동이 잘 안 된다는 겁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수사지원팀에 가서 물어보니까
다행히 바로 알아봐 주셨습니다.
시험삼아 한번 틀어보니까 잘 나와서
안심하고 유치인들을 향해 열심히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CD 카세트가 멈췄습니다.
옆에 있던 경찰관 님이 당황한 얼굴로 얼른 도와주셨지만
결국은 작동이 되지 않아서 그냥 음악이 없는 채로
시련극복과 전교지의 예화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상황도 열악한데다가..유치인이라고 해봐야
중년 남성 두 분과 할머니 한 분..달랑 3분뿐이었는데..
그나마 한 분이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누워 버리시더니
할머니까지 간식을 드시고는 화장실로 가 버리시는 겁니다.
이제 우리 앞에 남은 유치인은 단 한 분.
오늘 정말 안 풀리는 날이구나~ 속으로 한숨을 쉬고 있는데..
갑자기 그 모든 상황을 뒤집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남은 단 한 분이, 종교도 없는 무교라고 하셨는데..
좋은 말과 글을 들려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아주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주시는 겁니다.
오늘은 운이 좋지 않은 날인가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큰 기쁨이 찾아 왔으니..
그 날은 운수 좋은 날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