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혜화서-김광시, 강동서-이계상(10. 3. 12)
경찰사목위원회 | 2010-03-18 | 조회 1531
⑴ 첫 번째 사연 :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시간!>
오늘은 넷째 주 화요일..인권상담이 있는 날입니다.
언제 봐도 반가운 전경반 회윤이와 방순대 시우가
상담 시간도 되기 전에..오늘 상담을 받을
열여섯 명의 대원들을 인솔해서 왔는데요,
열여섯 명 중에 처음 인권상담을 받는 대원이 4명이고
그 외에는 다 두 번째 받는 대원들이라고 하더군요.
대부분 입대한지 1달쯤 되는 신참들이라
아직은 좀 어색해하는 기색이 보였지만..
또 한편, 때묻지 않은 앳된 얼굴들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들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친해져야겠다 싶어서..
상담을 마치고..비좁은 경신실에서 같이 스트레칭도 하고..
어떻게 군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지 얘기도 나눴는데..
다들 아이처럼 좋아하더라구요.
저까지 덩달아 아주 기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이때까지만 해도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 싶었던 일정이
어그러지기 시작한 건 오후 들어서였습니다.
오전에 인권 상담 잘 끝냈으니
오후엔 교리에 전념해야지,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모든 대원이 출동 대기하는 상황이 닥친 겁니다.
할 수 없이 교리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는데..
이 교리만 기다리던 대원들..
특히 오전에 대원들을 인솔해왔던 시우 라파엘이 많이
기다렸다고 하던데..괜히 제가 미안하고 또 안타까웠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 아닌가..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는 거..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⑵ 두 번째 사연 :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오늘 기다리고 있는 유치인들은
맨 끝 방에 2명, 가운데 방에 지난주부터 있었던 대원 2명,
그리고 그 옆방에 1명..이렇게 총 5명이었습니다.
항상 하던 순서대로..간식을 나눠주면서 분위기를 살펴보니까..
음주운전으로 잡혀왔다는 사람만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고..
대체로 호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요,
민머리에..수염을 길게 기른 중년의 남자였습니다.
남다른 행색에 호기심이 일어서..개별 대화 시간에 다가가서
말을 걸었는데요, 세상에! 그냥 보통 시민이 아니라
5년 전 산에서 내려와 불사를 하고 있다는 스님이셨습니다.
스님이 어떻게 여기에 오셨나 싶어서 조심스럽게 여쭤봤더니..
어떻게 하다보니 면허기간이 끝난 줄도 모르고 운전을 했고..
게다가 모르는 사이에 자동차 세금이 미납되는 바람에
여기 오게 됐다고..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시더군요.
알고 보니까..얼마 전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도 따셨고..
어르신 다섯 분을 보살펴드리고 계신 훌륭한 종교인이시더군요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계속 대화를 나눴는
데요, 대화 내내 스님이 우리 가톨릭에 깊은 관심을 보이셔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덕분에 우리도 또 불교에,
이미 친근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더 좋은 인상을 갖게
됐습니다. 간혹 자신들만의 종교로 벽을 높이 쌓아올리는,
그런 안타까운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렇게 서로 마음의 손을 내밀어 잡으면..
얼마든지 벽을 허물고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다는 거..
꼭 기억해두자..새삼 다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