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강남서-최혜숙, 용산서-박지현(09.12.4)
경찰사목위원회 | 2009-12-09 | 조회 1545
⑴ 첫 번째 사연 : <서운해할 틈도 없어요!> 최혜숙 요셉피나
만날 때마다 웃으면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던 타격대원 민수가
경비과장 항해사로 가버렸습니다.
6남매의 막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선가,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줄 줄 알았던 밝은 아이..
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주던 민수를
앞으로 만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니까
서운함이 밀려오면서 마음 한쪽이 허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서운함에 빠져 있을 틈도 없이
취사병 중에 지난주에 화상을 입은 막내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러 갔습니다.
하필이면 많이 쓰는 오른손을 다쳐서
잘 씻지도 못 하고 몰골이 말이 아니더군요.
더구나 하는 일이 청결이 강조되는 주방 일이다 보니까
씻지 못하는 것도 눈치보이고..또 주방 일 거드는 틈틈이
매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느라 아주 고달픈가 보더라고요.
보다 못해 다른 취사병들을 불러 앉혀놓고..
‘누구나 생각지도 않는 어려움을 만날 때가 있는데..
주변에서 조금씩만 양보하고 도와주면 좋지 않겠냐..‘
알아듣게 타일렀답니다.
제 앞에서는 다들 알았다면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남 생각보다는 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어린 청년들이다
보니까..진짜로 제 말을 이해한 건지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지켜보면서 한 마디씩 거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마음놓고 서운해할 틈도 없네요.
⑵ 두 번째 사연 : <지금은 둥글어지는 중..!> 박지현 요셉피나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오늘 활동이 쉽지 않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인원이 각 방마다 한 명씩 분산이 돼 있는 데다가,
연령도 20대 초반 청년들과 50대 중반의 자매님으로
그다지 공통점이 없어 보여서
도대체 무슨 말로 저들에게 다가갈까, 고민이 됐습니다.
고심 끝에 같이 간 맹 선생님이 커피를 준비하시는 동안,
먼저 어젯밤 들어왔다는 자매님에게 가서
‘잠도 잘 못 주무셨겠네요..’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그냥 말없이 웃음을 보여주시더군요.
이어서 양쪽 방에 나눠져 있는 두 명의 청년에게 갔는데요..
친구 사이라는데 둘 다 정신지체증상이 좀 있어 보였습니다.
특히 한 명은 ‘틱 장애’가 있는 듯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고,
누웠다 일어났다~ 보기만 해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단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맹선생님이 하모니카로 ‘한계령’을 불었는데요,
다행히 조금은 마음들이 풀린 것 같아서..
뾰족한 조약돌과 둥근 조약돌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살아간다는 건 바로 이 뾰족한 조약돌이 둥근 조약돌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를 해드렸습니다.
지금 좀 힘들더라도 둥글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견뎌 내달라는 말로 활동을 마쳤는데요,
다른 날보다 쉽지 않은 여건이었지만..최선을 다했으니
오늘 만난 세 사람의 마음에
하느님의 큰사랑이 조금은 녹아 내렸으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