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강남서- 최혜숙 선교사, 동대문서-이우춘 선교사(09.8.17)
경찰사목위원회 | 2009-08-18 | 조회 1609
< 첫 번째 사연 : 여름은 언제 끝나려나... >
오늘 오전에는 신병상담이 있었습니다.
신병들을 만나보니 역시나 종교도 제각각이고
가톨릭 신자도 네 명이나 있지만 그중의 셋은 훈련소 세례자라고 합니다.
아시죠? 훈련소에서 세례 받은 신병들 중에는 걸음마는 커녕
젖도 못 뗀 것 같은 대원들이 많다는 거요.
이번엔 세례명도 다 똑같은 가브리엘이고,
가끔은 성호 긋는 법도 다 잊어버린 대원까지 있거든요.
그래도 오늘은 세례명을 외우고 있는 것만이라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빠지지 않고 교리를 차근차근 배우게 신경 많이 써야겠어요.
이렇게 저렇게 신병들을 만나본 뒤 오후엔 타격대 인성교육을 했습니다.
평소라면 타격대 생활관으로 제가 찾아가서 해야겠지만,
오늘은 경신실로 대원들을 보내달라고 고집을 좀 피웠습니다.
사실 속사정은... 대원들의 생활관은 바람이 잘 통하질 않아서
이런 여름에 다들 모아놓으면 더위에 땀 냄새에 불쾌감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런 곳에서 인성교육을 해봤자 대원들의 짜증만 늘어날 것 같았습니다.
모든 대원을 만나지 못하는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경신실로 온 대원들만큼은 더 정성스럽게, 더 많은 관심으로
맞이하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인성교육을 마쳤습니다.
제 입맛대로 날씨를 고를 순 없지만 오늘은 눈 딱 감고 이기적인 기도를
해봅니다. 하느님~ 여름 좀 빨리 끝내주시면 안되나요?
[ 행복 테라피 ③ - 아름다운 사연 ]
< 두 번째 사연 : >
오늘은 내가 겪은 최고의 폭염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시는 안젤라 선생님에게
오늘 하루만 쉬시라고 연락을 드렸다.
그래도 걱정이 안 되는 건, 잠시라도 동행을 하겠다고 따라나서는
아내 루시아가 덕분이었다.
아내와 함께 유치장에 들어가 보니 한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앉아 계셨다.
간단히 인사하고 좋은 이야기들을 좀 들려드리면서 간식을 나눠드렸다.
내 얘기가 끝나자 유치인들이 이런저런 하소연을 풀어놓으셨다.
한분은 가정도 없고 오갈 데 없는 처지라고 하시고,
또 한분은 지방에서 잠시 올라왔다가 불심 검문에 걸렸다면서
재수가 없었다고 푸념을 하신다.
이분들 이야기를 들으시던 한 형제님이 억울하다고 큰 소리를 내셨다.
법치국가인데 왜 유전무죄냐고, 공평하지 못하다고 하시면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몇 번이나 말씀을 하셨다.
언제든 유치인들은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지만
이렇게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들을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그저 모든 일이 사필귀정으로 잘 해결되길 빌어드리는 수밖에 없다.
유치인들의 이야기에 잠시 기분이 어두워졌지만,
나오는 길에 만나는 경찰관들마다 부부가 함께 하니 보기 좋다고 한마디씩
칭찬을 해주셔서 머쓱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오늘도 주님께 감사하면서 마무리를 해본다.
